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아무도 모른다〉 정보, 줄거리, 총평

by mynews19989 2025. 10. 30.

영화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정보

 

제목: 아무도 모른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개봉: 2005.04.01

장르: 드라마, 가족

국가: 일본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140분 (2시간 20분)

출연진: 야기라 유야, 키타우라 아유, 키무라 히에이, 칸 하나에 외

 

줄거리

 

주인공은 열두 살 소년 아키라로, 어머니와 함께 네 명의 남매가 도쿄의 한 낡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시작됩니다. 겉보기에는 한 가족이 이사를 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지 않고, 주민들에게 존재를 숨긴 채 살아가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아버지를 두고 있고, 그들만의 비밀로 묶여 있는 듯한 모습이 처음부터 관객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어머니는 처음에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자상하게 대해주는 듯하지만, 점차 외출이 잦아지더니 급기야 아무런 말도 없이 집을 떠나버립니다. 남겨진 아키라는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가기 시작하지만, 점차 생활이 힘들어지고, 물과 전기가 끊기는 등 생존을 위협받는 환경으로 몰리게 됩니다. 동생들은 하나둘씩 지쳐가고, 특히 어린 유키는 제대로 된 영양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로 점차 쇠약해집니다. 결국 유키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아키라는 그 시신을 마치 장난감처럼 캐리어에 담아 공원 한구석에 묻어버립니다.

 

총평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실제 1988년 일본 스가모에서 발생한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걸작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최고를 꼽으라면 평론가, 대중을 가리지 않고 이 작품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영화는 의도적으로 과장된 사건 전개를 배제하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아이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냅니다. 감독은 화려한 연출이나 음악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된 시선으로 등장인물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상황을 해석하고 몰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고레에다 특유의 인간주의적 영화 문법이 극대화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적 완성도 또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클로즈 업을 활용한 상직적인 카메라 워크, 사계절의 변화, 빛과 그림자의 활용, 좁은 공간을 통해 느껴지는 답답함과 자유로움의 대비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카메라가 인물을 따라가는 대신 아이들의 시간의 흐름을 묵묵히 지켜보는 듯한 연출은 관객에게 묘한 울림을 줍니다.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끝내면서도 관객의 마음속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기고, 이는 상업적 재미보다 예술적 성취와 사회적 문제의식을 동시에 달성한 보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전반에서부터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있으며, 눈물 없이 보기 힘든 장면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결말에서 어른들은 끝끝내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경찰이나 복지 시스템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그저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처럼 묘사됩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도시 한복판에서 투명인간처럼 존재했고, 그 사실조차 '아무도 모른다'는 제목처럼 드러나지 않은 채로 묻힙니다. 영화는 이들의 삶에 어떤 해결책이나 교훈을 제시하지 않으며, 마지막에도 그저 조용히 일상을 담아내는 듯이 끝납니다. 그 현실적인 냉정함이 오히려 더욱 무겁고 강렬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이렇게 실화를 그대로 쓰지 않고 모티브 정도로만 쓴 이유는 이 작품이 전하는 주제가 르포르타주나 사회고발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화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각색을 했다면 엄마가 원인이다, 혹은 장남이 원인이다 등 관객이 미워할 수 있는 뻔한 악역을 만들고 끝났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공분을 일으키지만 아이들을 버린 엄마마저도 이유가 있는 식으로 묘사하며 누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전체의 책임임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이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인 동시에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중의적인 의미인 것이 됩니다.

결국 아무도 모른다는 '방치된 아이들의 생존기'라는 비극적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삶의 소중함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 삶에 대한 성찰로 받아들여지며 세계 영화사 속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